한국차, 일본차, 독일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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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글에 이어 욕 먹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국사람 성향에 대한 얘기 이어가본다.


한국사람으로서 인정하기 싫은 부분일테고, 외국 살다보면 참 보기 싫은 한국에 모습이기도 한 것은, 허세와 허영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지나친 다른 표현을 빌려보자면, 남에 눈을 너무 과대하게 의식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만 안하면 촌스러워 보이니까, 저걸하면 무시당하지 않으니까, 이걸 하면 그럴싸해보이니까,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등등 표현방법은 많다. 결국은 남에 눈 의식한다는 거다.

모든 나라,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일테지만 한국이 유독 그 정도가 좀 심하다는 얘기다.




자신은 의식하지 못 할 수도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한국사회를 잠시 떠나 있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 말에 공감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 알기쉬운 하나가 유행이다.
한국에서는 뭐가 유행하고 있는지 강남역, 압구정동만 가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성이라는 단어와 너무 동떨어진듯한 사람들. 머리스타일과 옷 입는 패션이 나쁘게 표현하면 공장에서 찍어낸 듯하다. 어느 게시판에 본 강남역미인들이라는 성형수술 똑같은 얼굴을 한 여성들에 좀 웃픈 그림과 사진을 본적도 있다.


나도 다르지 않다. 아니 지금은 유행따위 관심도 없으니 "다르지 않았었다"라고 해야할 것 같다.

중학교때 디스코바지를 입었고, 말구두를 신었다. 게스청바지도 입어야했다. 아침마다 앞머리를 세우기위해서 형과 드라이어갖고 싸움도 했다.
고등학교때는 필라나 리복운동화에 앞뒤가 구별안 되는 저버나 베이직청바지를 미츠코런던 라운드티와 맞쳐서 입어야했고, 형광색에 화려한 가방을 메고 다니기도 했다...

농담 좀 보태서 교복입는 학교에서 사복으로 백일장이나 소풍을 가게되면, 또 다른 교복을 본다고 할 정도였다.


난 학교를 너무 건성으로 다녀서 그런 문화 중심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유행메이커가 아닌 옷을 입었을 때, 유행메이커가 아니면 촌스럽다는 식으로 치부해버리는 눈빚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곳이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게 나 어렸을 때에만 있었던 예전 일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몇년전 한국에 갔을때 모든 중고등학생들이 옛날 호섭이같은 머리를 하고 다녀서 웃음을 참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예전에는 바보머리에 대명사였는데 지금은 그게 멋있나?

일본에서 이런 유행은 내가 알기로는 유일무이한게 루즈삭스였다고 한다.
모든 중고등학생들이 바지보다 긴 헐렁헐렁한 양말을 신고, 무릎정도에서 더 흘러내려가지 않게 딱풀로 양말을 붙였다. 아침에 전철을 타면 학생들이 앉아서 짧은 교복 스커트다리에 풀칠을 하는 모습을 감사히(?) 구경하곤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그 외에 그런 아이템은 내가 알기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얘기가 너무 길어졌다.

 
여튼, 이런 환경에서 커 온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들이 당연하게 되고, 그게 멋있고 이쁜 것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첨부터 객관적 증거는 없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뿐이다.

차 얘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한국사람 성향까지 들먹이는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런 성향은 차문화에도 반영이 된다고 난 생각한다.

이게 어떤 식으로 연관이 될까?



우선 남보는 눈도 있고, 여자도 꼬시려면 차가 있어야한다.
차가 있어야 멋있어 보인단다.
크고 좋은 차면 더욱 멋있고, 외제차면 더더욱 멋있는 거다. 그런 차에서 내려야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자기차가 아니라 남자친구차라도, 부모님차라도 그렇다. 우선 멋있어야한다.
폼생폼사 좋아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차없는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래서 필요하지도 않은데 차구매를 고려한다.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까...

돈있는 사람이 경차나 준중형탄다고 하면 깨어있다, 개념있다 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안탄다.
폼나고 좋은 차가 우선이다. 그를 위해 리스를 하고, 대출을 받고, 장기렌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카푸어라는 단어가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물론 차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많은 걸 포기하고 차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을 언급하는게 아니다.


또한, 많은 자동차 게시판에서 작은 경차나 컴팩트카를 타면 무시당한다는 말을 자주 본다. 여자들이 어쩌구 하는 얘기는 제껴두고, 운전 중에도 다른 중대형차들에게 무시당해서 위험하다고 한다. 그러니 왠만하면 중형차이상을 사라고 충고를 한다.
남한테 무시당하지 않고 안전하게 운전하려면 좋은 차를 타야 한다는 얘기다.
난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어쩔수 없다, 후진국이다라는 말까지 가끔 나오는거 보니까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인 듯 하다.


감가상각이라는 어려운 단어를 써가며 중고값에 연연한다. 자기재산을 세이브한다는 의미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좋아하는 여러차를 타 보기위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사람들이 좋다고 인정하는 차, 많이 찾는 차, 그래서 중고값 방어가 잘 되는 차를 우선시하기 위한 거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이라도 마이너한 차에 대한 질문이 올라오면 꼭 감가상각이 어쩌구, 중고비가 어쩌구 하는 글이 보인다. 신기하게 차를 살때부터 팔 생각을 하고 구입한다는 거다. 이해가 잘 안되지만 맘에 들고 이쁘다는 다른 차 나오면 중고값 방어될 때 팔고, 더 새롭고 멋진 차타겠다는 건가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사람들은 큰 차, 좋은 차, 중고값이 잘 유지되는 차를 유난히 선호한다. 이런게 국민성이라는 건가 싶다.



그리고 또하나, 바로 코리안 패키지라고 불리는 옵션들이다.
HUD, 블랙박스, 썬팅, 파노라마 선루프, 열선핸들, 열선시트, 통풍시트, 전동사이드미러, 후방카메라, 전후방센서, 가죽트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최고급오디오와 스피커, 스마트키, 디밍 미러, 서스제어등등등... 너무 많아서 잘 모르겠다. 안전관련은 제외하더라도 상당하다.


여튼 이런게 기본적으로 들어가야한다.

물론 한번 경험한 편의시설은 버리기 힘들겠지만, 남들이  멋지다고하고, 남들이 필수라고 하고, 남들차에 달려있어서 꼭 필요한지 생각안 하고 주문하는 경우도 있을거다. 그게 꼭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운전하면서 정말 필요한 장비일까?
자동차를 기능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면에 직결되는 강성을 포기하면서 천장을 뚫는 것이다. 하지만 탁트인 하늘을 바라보면 운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있어서도 안된다.
정체되는 도로에서, 신호대기하면서, 공기좋은 산길에서 하늘보며 바람도 맞으며 운전하는 것은 로망이고 부럽기는 하나 모든이가 필요로 하는 건 아닌것 같다. 그러니 표준설비가 아닌 옵션이겠지만. 왜 이런 것들이 표준설비처럼 취급받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열선핸들. 이 또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옵션이다.
핸들이 금속이라서 추우면 손이 달라붙나? 최근에 한국 평균기온이 내가 살던 때보다 엄청나게 내려갔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잠시 참거나, 운전하기 전에 히터 좀 틀어주면 해결되는 일 아닌가? 정 수냉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핸들커버 하나면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얘기하자면 끝이 없으니 통풍시트, 웰컴어쩌구등은 그냥 넘어가겠다.

일본사람들에게 한국 옵션에 대해서 얘기하면 반은 거짓말인 줄 안다... 심지어 같은 자동차업계사람들에게 얘기해줘도 반응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진짜라고 몇번이나 말하고 나면, 진짜? 그런게 왜 필요해? 라고 반문해온다.

참고로 한국에서도 판매하는 내수용 일본차량들에는 그런 옵션은 선택조차 못하는 것들이 많다.


뭐 나라마다 선호하는 옵션이 다르니 그렇다 치고, 옵션개발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옵션에만 너무 치우쳐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기능에 이렇게 좀 충실하지...

일본차량이 미국으로 가서 옵션이 붙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서 옵션이 붙으니, 그만큼 비싸게 수입되더라도 구매자의 몫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한국구매자들은 미국, 일본에 비해 차가격이 비싸다고 불평을 토한다... 수입관련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도 있을테지만 그 정도 옵션붙이면 일본, 미국에서도 가격이 훌쩍 뛰어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옵션이 많은 차량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것 같다고 생각되고, 여기 더불어 조수석에 태우는 사람들을 위해서, 뒷자석에 가끔 타는 사람들을 위해서, 없으면 중고차 팔때 안 팔리니까 등에 이유로 코리안 패키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부터는 위에 내용을 전제로 내가 한국자동차메이커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물론  맘대로 상상한 터무니없는 글이다.



한국 구매고객들이 바라는 차는 화려한 옵션과 편의시설이 가득 달려야되고, 커야되고, 봤을때 고급스러워보여야한다. 게다가 연비가 좋으면 더 좋단다.

그래?
그럼, 토크 좋으면서 연비도 좋으니까 디젤 발표하고, 조용한 거 좋아하는 사람들위해서 가솔린도 라인업하고, 환경생각하고 연비신경쓰는 사람들 위해서 하이브리드도 팔자.

그리고, 준중형이나 컴택트카부터 옵션 다 장책하고 스페셜이라든지 한정팩이라든지 홍보해라. 그 대신 가격을 올려라. 아마 우리 구매고객은 국내준중형에도 있는 옵션이 비싼 외제차에 없다고 외제차 거들떠보지도 않을거다. 력서리, 고급이라는 키워드를 되도록 넣고, 눈에 보이는 인테리어는 각별히 신경써라.

보통 자동차를 구입해서 타는 기간이 4~5년정도, 보증기간이 끝나기전에 중고차로 팔아버리고 이쁜 새차를 산단다.

그래?
그럼, 사람들이 금방 차를 바꾸니, 내구성같은 거 검증될 시간도 없다.
우선 몇년만, 보증기간 내에만 버텨주도록 만들면 되겠네.

디자인이 생명이다 우선 유명 디자이너만 잡아와라.
내구성쪽에는 돈을 아껴도 된다. 어차피 오래타지도 않을거다.
불량부품으로 결함이네 어쩌네 하면, 그건 부품생산 미스지 설계미스가 아니라고 해라. 아니면 고객 잘못이라고 해도 좋고.

하라는대로 디자인에 돈쓰고, 옵션에 돈쓰고, 잘 달린다고 선전하니까 판매량 기본이상은 하는 것 같다.

그래?
그럼, 거기에 에어백까지 몇개 더 달았다고 더 선전해라.

자동차게시판이나 인터넷에서 인정받는 차가 좋은 차란다. 근데, 요즘 디스글이 종종 올라온단다.

그래?
그럼, 다른 차들은 탈 가치도 없는 차라고 떠벌리고, 게시판에 열심히 홍보해라. 애국심 운운하는 글도 좀 올려라.


장난스럽게 써본 말이지만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참 답없다.
100퍼센트 말도 안되는 글이길 바라지만... 현실은 어떨지 잘 모르겠다.

한국 자동차관계자들이 나한테 미친소리하지말라고 돌 던질 수도 있다. 자기들은 연구원으로서, 설계자로서, 생산자로서 긍지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고 정말 성실히 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아마 학교다닐 때 공부도 잘했을 거고, 엘리트였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한국 설계자들과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잘 모른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상상이니까 상관없다.

그냥 한 어중이 떠중이같은 인간이 떠들어대는 소리니 신경쓰지 말고 계속 연구에 정진하길 바란다.


하지만 나와 일본에서 같이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일하는 지인들이 한국자동차관련업체에 몇명있다. 그 지인들 말을 빌리자면 역시 한국이라는 말을 한다.
형은 한국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덫붙이면서...

물론 과장된 말이고 농담섞어 하는 얘기일테지만, 대충 짐작은 간다.
왜? 나도 한국사람이니까...

일하는 패턴도 상상이 되고, 윗사람들 말이 밑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안 봐도 비디오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직장생활하시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다.

같이 일한건 아니지만 일본에서 알고 지낸 지인이 최근에 한국에 돌아가 회사를 다닌다.
그 지인왈, 일본에서는 9시에 퇴근하면 짜증나고, 성질나고 입에서 욕이 막 나왔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일하니까 9시에 퇴근하라고 하면 그렇게 기쁠수가 없단다.

난 일본에서 뿌리내리고 살던지, 돈많이 벌어서 한국가야겠다...

또 샛길로 빠졌다...



여기까지는 한국사람 성향이라는 단어로 농담반 진담반인 글을 써봤다.
어디정도 일지는 몰라도 한국사람 성향이나 환경이 많이 반영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또 여기서 한번 끊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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