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위크 + MR백신 + 홍역 + 마진 + 풍진 + 돌발성발진] 돌발진

일본에서의 육아 2014. 6. 11. 00:14

안녕하세요. 둘유사랑입니다.


우선 한숨 한번 쉬고 시작할게요.......;;
분명히 몇일전에 포스팅거리를 다 적고 시간이 늦어서 사진추가만 나중에 해야지했는데 사진작업하려고 전에 적은 글을 찾으니

아무리 찾아도 나오질 않네요.


나름 오랜만에 적는 거라 굉장히 길게, 자세하게 썼었는데 다시 쓰려니 좀 힘이 빠집니다만, 
그래도 다시 화이팅 좀 하고 적어보겠습니다. ^^;;


그런 의미로 한번 눌러주실까요. ㅎㅎㅎㅎㅎ





일본에는 4월말부터 5월초에 골든위크라는게 있습니다. 연휴가 몰려있는 것과 주말이 겹쳐서 대체공휴일, 징검다리일 경우에는 회사 월차사용장려일등으로 길게는 10일정도 짧아도 일주일정도에 연휴를 말합니다.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름휴가, 연말연초휴가와 더불어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는 날이 아닐 수 없겠죠.

금년에는 징검다리 휴일이라 제 경우는 월차로 하루를 매꿔서 나흘쉬고 사흘회사가고 다시 나흘 쉬기로 했습니다.
가운데를 줄창 다 쉴까 생각도 했지만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월차를 아껴쓰기로 했죠.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든위크 결과적으로 정말 끔찍한 골든위크가 되버렸습니다.


그럼, 시작해 볼게요.





그리고 연휴 시작전 금요일(발열 첫째날)


내일부터 휴일이라 마음이 들떠서 일도 대충대충(?)하고 얼른 회사를 나와 유리나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했습니다.

연휴 때 유리나랑 뭐할까, 아내가 쉴 때 유리나랑 셋이서 어딜가지, 혼자 룰루랄라 들떠서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어린이집에 갔더니 유리나가 좀 지쳐보이긴 하지만 저를 반겨줍니다. 아내가 일을 나갈때는 열두시간이나 어린이집에 맏기고 있기에 데리러 갈때마다 안쓰럽습니다.

근데, 선생님 말씀이 오늘 열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좀 떨어져서 37.6도인데, 아까는 38.2도까지 올라갔었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체온확인을 해보라고 하더군요.


유리나가 얼마전부터 콧물이 나오면서 살짝 감기기운이 있었기 때문에 감기가 심해진건지, 얼마전에 접종한 마진,풍진백신 부작용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집으로 와서 밥 챙겨먹이고 같이 놀았습니다. 식욕도 있고 놀기도 잘 노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네요.


목욕할 시간이 되서 체온을 재봐도 좀 전과 비슷하더라구요.
욕조에 물받고 넣기는 힘들거 같아서 간단하게 씻기고 옷도 좀 가볍게 입히고 그날은 그렇게 재웠습니다.



다음날 토요일(발열 이틀째)


체온이 38도를 넘었습니다.

안아보면 살짝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네요. 다행히 식욕은 있다 못해 넘치고, 기분도 좋은데 열과 감기처럼 콧물만 나옵니다. 
내일이면 일요일이라 일반병원들이 쉬니까 역시 병원가서 감기약이라도 받아와야겠다 싶어 유리나 데리고 집앞 일분거리에 있는 병원에 갔습니다.

금요일부터 삼삽팔도 이상 열이 났고 콧물이 나온다. 얼마전에 MR백신을 접종했다. 식욕도 있고 수분섭취도 잘하고 놀기도 잘 논다라고 하니, 예방접종 부작용은 아닌 것 같고, 감기아니면 돌발진이겠다고 하더군요.

일본에서는 돌발성 발진(突発性発疹)이라고 합니다. 짧게 톱빠쯔, 톱빠쯔(돌발, 돌발)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감기증상 완화하는 약과 고열일때 넣는 좌약식 해열제, 항생제을 처방받았습니다.

좌약은 38.5도를 넘고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축 쳐져있을 때만 사용하고, 연속으로 사용할 시에는 4시간이상 간격을 두라고 하더군요. 아, 최대한 수분를 많이 섭취시키라는 말도 있었네요.

그리고나서 그날밤 삼일만에 아내가 집에 돌아오니 아이가 좋아서 아픈 와중에도 뛰어 다닙니다. ^^;;
아내에게 그 동안에 경과를 얘기해줬습니다. 


평소와 같이 잘 먹고 잘 노는데 체온만 재면 점점 상승. 

밤이 되니 39도가 넘었습니다.
유리나 태어나 처음 열이 나는거고 39도가 넘어가면 고열로 인한 발작이 올 수도 있다고 하니 적잖히 긴장이 됩니다.

저는 옷을 벗기고 찬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데, 아내는 감기면 오한이 오니까 덮어줘야된다고 합니다. 솔직히 어떤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추워하는 기색이 없어서 계속 닦아줬습니다. 39도가 넘어서 처음으로 좌약(해열제)를 넣었어요.



일요일(발열 삼일째)


오늘도 체온은 높지만 식욕도 있고 기분도 좋아보입니다. 가끔 머리에서 열이 나는게 이상한지, 두통이 있는건지, 자기머리를 만져보는 행동을 하네요.. -_-;; 돌발진이라면 오늘쯤 열이 내릴 것 같은데, 체온은 계속 40도에 육박합니다. 

결국 다시 해열제를 넣고 찬물로 몸을 닦으면서 그렇게 밤을 보냈습니다.



월요일(발열 사흘째)


아침에도 열이 내릴 생각을 하지 않네요. 징검다리연휴에 평일인지라 다시 병원에 갔다왔습니다.
이번에는 혹시 모르니 피검사를 해보자고 합니다. 

피검사 결과 몸에 염증같은 것은 없는 듯하니 다시 기다려보라는 거였습니다. 저번에 처방한 항생제도 먹일 필요없다고 합니다. 감기증상 약과 해열제만 추가로 처방받았습니다. 돌발진은 열이 내리고 발진이 일어나야 비로서 확정된다고 합니다. 열이 닷새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니 지켜보라네요..

밤에는 열이 40도를 넘어버렸습니다. 휴...... ㅜ.ㅜ



화요일(발열 닷새째)


역시 열은 내려가지 않고 발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흘간에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는 날이였지만, 월차를 내고 하루를 더 쉬기로 했습니다. 슬슬 돌발진이 아닐 것 같은 불안감이 들더군요. 하지만 어제 병원검사결과도 이상없었으니 또 병원데리고 가기도 그렇고 고열발작이 일어나질 않길 바라며 조마조마 집에서 상태를 지켜봤습니다. 



수요일(발열 엿새째, 발진 첫째날)


출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유리나도 그렇고 연휴내내 잠도 설쳤더니 연후전보다 더 피곤했습니다.
그리곤 편도선이 부어서 물도 못 삼킬 정도가 됐네요. ㅜㅜ

하지만, 드디어 열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에 완전히 내린 건 아니지만 차츰차츰 내렸갔습니다. 그리고 얼굴에 울긋불긋 발진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로서 돌발진 확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큰병이 아니여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긴장이 좀 풀어진 탓인지 제 몸은 더 천근만근.. -_-;;





보통 몸부터 발진이 시작된다고 하던데, 다른 곳은 그다지 눈에 뛰는 곳이 없었고 이마부터 발진이 시작되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이때부터 칭얼대는게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정말 하루종일 짜증을 냅니다...
발진이 시작되면 이제 걱정할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짜증, 칭얼거림이 심했다라는 글이 아니나 다들까 꽤 보입니다. ^^;;



목요일(발진 이틀째)


저도 몸이 안 좋아 병원에 갈 예정으로 반차를 쓰고 병원갔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발진이 많이 퍼졌더군요. 유리나는 몸보다는 얼굴, 팔, 다리쪽으로 발진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좀 붓고, 허벅지쪽과 다리를 긁기 시작합니다. 돌발진은 가려움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글을 여기저기서 본 것 같은데, 뭐 발진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금요일(발진 사흘째)

저는 감기와 편도선염, 아내도 감기, 유리나는 돌발진. 세 식구 다 다운됐습니다.. -_-;;
회사를 또 재꼈네요. 오전에 세 식구가 다 침대에서 펴져있는 모습이란 참......;; 

그리고 유리나 짜증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리나가 워낙 순둥이라서 첨보는 유리나에 칭얼거림과 짜증은 정말 적응이 안되네요. 그래도 말도 못하는 이 쪼끔한게 고열 이겨내고 힘들었다고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신경쓰이는 건 붓기였습니다.

위에 사진으로는 잘 모르시겠죠??



얼굴이 자꾸 방어전에 실패한 권투선수처럼 부어갑니다...
패배도 깔끔한 KO패가 아니라 12라운드동안 엄청나게 맞고 판정패한 얼굴.. -_-;;


다리도 심했습니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기도 하고 내일부터 다시 나흘간에 연휴라서 그전에 다시 집앞에 있는 병원에 갔습니다.
발진과 이것저것 확인하고 전에 한 혈액검사결과를 다시 한번 훑어보더니 소개장을 써줄테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합니다. ㅜㅜ

그리고는 소개장 쓰는 동안 저희를 작은 방에 갇아두더군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_-;;


얼른 소개장을 들고 병원으로 이동. 접수하고 대기하면서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진료실에 들어가서 여태껏 경과를 말하고 기록차원에서 찍어둔 위에 사진들까지 다 보여줬습니다.

돌발진에 의한 발진같지가 않다며 다시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하자고 합니다.


가녀린 팔에서 또 피를 뽑고, 소변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ㅜ.ㅜ


그러자 또 간호사분이 와서 따라오시라고 하면서 격리병동으로 데려가더군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혹시 모르니 여기서 대기해달라고 하면서. 그리고 유리니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연락해서 최근 수족구증, 홍역같은 전염병에 걸리 아이가 있었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특별히 어린이집에는 전영병으로 의심되는 병에 걸린 아이는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시 소변이 나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립니다. 보리차도 먹여보고 수유도 해보고...


밑은 그 때 찍은 유리나 다리 사진입니다.



몇 십분쯤 지나니 아까 진찰한 의사분과 같이 여러동료 의사분들, 소아과장이라는 분도 들어와 유리나 발진을 확인하고 나서는,

음... 애매하다. 돌발진 같지는 않은데, 홍역이라고 보기도...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역시, 유리나가 홍역일 가능성이 있나봅니다... ㅜㅜ
하지만, 유아 발진에 많은 경우가 원인이 밣혀지지 않는다고 하고, 같은 원인이라도 아이마다 증상이 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 지나니 보건소 사람이라는 분이 찾아왔네요.
홍역이라면 감염력이 굉장하기 때문에 지금 격리시켜 조심하는 것이고,

확실히 하기위해서 병원과 도쿄감염증센터에서 검사를 해서 통보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해달라고 했네요. 오는 나흘간에 연휴에도 꼼짝없이 집에 갇혀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혹시 홍역일 경우 부모들에게 전염되는 경우가 많고(어렸을 때 예방접송을 했다고 하더라도 20년정도 지나면 면역이 떨어져서 걸릴 수 있다고 함), 어린이들이 40도 열이 나는 것과 어른들이 40도 열이 나는 것 차원이 다른 얘기(어른은 40도면 비몽사몽)니 아기를 돌봐줄 사람도 알아봐두라고 하면서 유리나 목안쪽 점막을 채취해 가네요. ㅜ.ㅜ


너무 갑작스럽게 여러사람들이 와서 무서운 얘기를 하니까 막 후덜덜하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 홍역예방접종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홍역이 말로는 많이 들어봤는데 어떤 병인지도 모르겠고.. ㅜㅜ


그렇게 한시간 반이상을 격리병실에서 대기하다 유리나가 소변을 보고 나서야 겨우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는 이제나저제나 결과 연락이 올까 기다리다 아내는 일로 집을 떠나고 유리나와 또 단둘이 집을 지키다 일요일쯤부터 붓기도 점점 빠지기 시작하고,
일주일 넘게 집에만 있는 유리나가 불쌍해 아주 잠.깐. 사람들이 없는 집앞 작은 공원에 바람도 쐬러갔다왔네요. ^^;;



그리고 사흘 뒤 어린이날.


유리나가 태어나 두번째 맞는 어린이날입니다.

비록 몸이 좋지 않아 놀러가지는 못하게 됐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죠. 발진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어린이날에 예전 포스팅에도 언급한 듯이 카시와모찌를 먹이고, 창포물로 목욕을 시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면 무병장수한다고 하듯이 일본은 단오절, 어린이날에 창포물로 아이들 목욕을 시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합니다.


뜻이 이러니 유리나가 또 이렇게 병에 걸리지 말고 아프지 말라고 꼭!꼭!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ㅎㅎㅎㅎ

낮에 유리나에게 카시와모찌(柏餅)를 먹이고 저녁에 목욕탕에 물을 받아 창포를 넣을 준비를 하다가 전화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한통에 음성 사서함에 메세지가 하나 들어가있더군요. 들어보니 병원에서 연락이 와 있었습니다!!!



검사 결과는 "음성"!!!!! ^_________^


그러니까 홍역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휴〜, 한시름 놓았네요. 


카시와모찌 먹고,



목욕탕에 창포 넣고,



입수!!!!!



많이 좋아졌죠? ㅎㅎㅎㅎ



근데.. 그럼 유리나는 도대체 무슨 병에 걸린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후로 일주일쯤후 돌발진이라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_-;;

유리나의 증상이나 반응이 좀 특이했어서 이런게 문제가 커졌다는 거네요.


여하튼, 그렇게 골든위크는 끝이 났고 그 후로도 2주일간은 저와 아내가 체력고갈과 감기와 피로가 겹쳐서 뻗어서 있었습니다. ㅎㅎㅎㅎ


그러다보니 블로그 포스팅할 여력도 없었죠...
그나저나 돌발진이 두번(헤르페스 6형에 한번, 7형에 한번)오는 경우도 있다는데, 이 짓을 한번 더 할 생각을 하면 정말 끔찍하네요. ㅜ.ㅜ



참고로 지금 유리나는 이렇게 건강합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까지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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