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와인딩 [이니셜D투어 + 닛코 이로하고개]

<Naver블로그에서 이동:2014.6.9>



2주전 토요일.


오랜만에 아내가 집에 있어 늦잠을 만끽할 예정이였으나, 오전에 딸내미에 엄청난 발차기를 순발력있게 얼굴로 막아내고 잠을 깼다.
전에도 살짝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아내는 많으면 한달에 반, 적어도 일주일이상은 해외에 나가있기 때문에 요즘 거의 주말은 나와 아이둘이서 지낸다.

요즘 포스팅을 못 하는 이유라고 핑계대본다.
다들 아내가 한달에 반은 해외에 있다고 하면 부럽다고 하는데, 애가 없는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아니면 애가 다 큰 집이라든지......;;



여튼, 다시 잠을 자려했으나 잠도 안오고 날씨도 좋고 해서 침대에 뒹굴거리며 모 게시판이나 쳐다보고 있으니,
아내님이 아기를 혼자서 볼고 있을테니 오랜만에 바람이나 쐬고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맘대로 쓰라고 용돈도 주셨다. 오늘 쓰고 남은건 사고 싶은 거 사라고.
감동에 쓰나미... ㅜ.ㅜ



서둘러 샤워를 하고, 와인딩 코스를 물색했다.
우선은 저번 와인딩에 이어 이니셜D 코스투어로 정하고 검색.

시즈오카쪽은 왠지 토-메이(東名)고속도로가 엄청 막힐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우선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그중에 익숙한 토치기현(栃木:일때문에 자주간다)쪽을 선택했다.


그러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코스는 이로하(いろは坂)고개와 핫포-가하라(八方ヶ原).

이로하에서 핫포-가하라까지 거리는 한시간 반정도.
시간이 되면 핫포가하라까지 가보고 안되면 이로하만 주행할 생각으로 출발했다.

편도 두시간반 가서 코스 타는 시간 두시간 정도 잡고 저녁먹기전도 집에 도착할 예정.




예정된 외출이였다면 국도로 여유롭게 가면서 여기저기 들려 구경도 할테지만 그럴 여유는 없으니 집앞 고속도로로 바로 탔다.
되도록 현지에 가서 타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고속도로에서는 살짝 밟아주시고.

 

하스다(蓮田)휴게소

오오야(大谷)휴게소

 

고속도로휴게소는 역시 우동!!


고속도로에서 두번에 짧은 휴식과 간단히 요기를 하고 이로하언덕에 도착.



고개진입구에 들어가기전에 살짝 멈춰서 네비에 나타나는 길을 확인해봤다.

아직 진입구 전이기에 그다지 구불구불한 감은 없지만, 와인딩로드가 시작된다.




이로하고개는 오르막 길과 내리막 길이 별로로 있어서 각각 편도2차선으로 되어있다.
정확하게는 2차선으로 차선이 그려져있는건 오르막길뿐이고, 내리막길로 폭은 비슷하나 차선은 그려져있지 않다.


올라가는 길을 제2이로하 고갯길, 내려오는 길을 제1이로하 고갯길이라 부르며 총 48개에 헤어핀이 있다.

드리프트주행 메인은 제2고개. 즉 오르막길이다.
이니셜D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오르막길은 완만한 커브와 헤어핀이 적당히 섞여있다면, 내리막은 거의 헤어핀으로만 이루어져있다.

 

이로하고개 총 코스는 위에 사진 참조.

 

 

 

자동차뿐만아니라 바이크와 싸이클링을 즐기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주말이라 차도 많아서 그다지 속도를 낼 수는 없었다. 그냥 코스를 경험해보는 선으로 만족하면 천천히 앞차를 쫓아올라가다.

중간 휴식지점에서 잠시 정차. 밑 헤어핀도 보고 경치도 보면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했다. 

 

 

오르막 중간 지점. 해발 1173미터

 

 

내려다 보이는 헤어핀

 


일본 도로 백선에 뽑힌 닛코 이로하고개.



오르막길을 달리는 동영상이 있길래 올려본다.

6분 21초쯤 왼쪽으로 진입하는 곳이 위 사진에 있는 내가 잠시 휴식한 곳이다.

 

 

 

또 다른 이 동영상은 구십년대쯤으로 추정되고 이로하고개를 밤에 고속으로 주행하는 동영상이다.

 


 


참고로, 제2 고개는 약10킬로정도이고 베스트레코드는 4분40초대라고 한다.

용기있는 분들은 도전해보시길. ^^;;

 

 

 

 

 

 

 

정상에 도착하면 이니셜D만화에 등장하는 이로하고개 엔뻬라팀이 나올때마다 배경으로 그려지는 아케치다이라(明智平) 파노라마 레스트하우스가 보인다.


밑은 이니셜D 장면 ㅎㅎㅎㅎ





정비하는 멋진 차옆에 주차한 뒤 담배하나 물고 와인딩 온 다른 차량들 구경.



잠시 차량 정비하는 팀들과 관광모드로 케이블카를 타고 폭포를 보러가는 사람들, 그냥 음료수 한잔 하며 휴식하는 가족들, 

난타이산(男体山)의 경치를 구경하는 사람등등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바이크를 정비하는 팀과 경찰차... 

 

 

나도 케이블카를 타볼까 잠시 망설였지만, 혼자서 케이블카 타기가 뻘쭘해서 관뒀다. -_-;;

 

 

 

 

그리고 다시 출발.

 

살짝 내리막길을 지나면 작은 마을이 나오고 기념품파는 곳과 자연박물관, 폭포가는 길등이 나왔다.

 

 


 

 

잠깐 내려 고마운 아내에게 갖다줄 기념품, 특산물을 구입하고 내리막 제1고갯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출발 타이밍이 안 좋았는지 차가 너무 많아 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오르막길은 쏘지못할 정도였다면 이건 거의 기어가는 수준.

잠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앞차들이 빨리 빠지길 바라면서 또 네비 사진을 한장 찍었다.

 

 

엄청난 헤어핀들.

핸들조작 연습하기에는 최고일 듯하다. 난 힐앤토 연습이 목표.

이렇게 하는게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헤어핀간의 거리가 그다지 길지 않아 "삼단 -> 이단 힐앤토로 코너진입, 빠져나오면서 가속해서 삼단넣고 담 코너로"를 계속 반복했다.

브레이크를 깊이 밟으니 힐앤토하기에는 공도에서 브레이크를 살살 밟으면서 하는것 보다 수월한 듯했다.

 

인터넷에서 찾은 내리막 영상 참조.


 

 

그리고 이니셜D에 유명한 이로하 33번째 커브.

점프해서 86를 재끼는 장면으로 유명하죠. ㅎㅎㅎㅎ

 



지금은 가드레일이 생겨서 지금은 못한다고 하는데... 진짜로 한 애들이 있을까요?? ^^;;

 

커브사진 출처: http://minkara.carview.co.jp/smart/userid/745095/blog/30447826/

 

그렇게 내리막길로 종료. 위에 올린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내리막길은 다시 오르막길 진입구와 만난다.

계속 무한루프 돌 수도 있는 코스.

 

두시간 반 결려서 온 코스니만큼 몇번 더 돌다가 핫포-가하라로 이동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너무 늦어질 듯해서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토치기 명물 레몬우유아이스를 혼자서 처량하게 하나 먹어주시고. ㅎㅎㅎㅎㅎㅎ

 

 

 

 

휴게소에서 투어링나온 지긋하게 나이드신 분들과 담배피면서 농담 따먹기도 했다. 대충봐도 육칠십은 돼보이시는 어른신들이

가죽바지, 베스트, 두건 쓰시고 할리 데이비슨을 타셨다. 완전 멋짐. +_+

 

 

 

 

 

그리고 기억에 남는 또 하나는 꽤나 스피드를 내는 카레라가 있어서 열심히 뒷꽁무니 쫓아가다 같이 휴게소에 들어왔는데,

내리신 분이 할머니셨다. 

 

혼자서 "아, 이건 사진 찍어야돼. 카메라, 카메라."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결국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포르쉐에서 내리는 할머니는 정말 신선한 느낌이였다. ^^;;

  

나도 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나이먹어야 될텐데...... 

 

 

여튼 간만에 드라이빙으로 쌓인 스트레스도 날리고, 굉장히 즐거웠다.

다음은 더 일찍와서 이로하언덕과 핫포가하라 코스도 달려봐야겠다.

 

 

왜 항상 마지막이 이렇게 국민학생 일기 스타일이 되지... ㅜ.ㅜ

 

 

그나저나, 받은 돈으로 뭘 사야 잘 샀다고 소문이날까. ^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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